[자책하지마 3화] 병원·관공서 안내문, 무슨 말인지 모를 때 — 사진 한 장이면 됩니다

작은 글씨 앞에서, 나는 자주 길을 잃는다. 병원에서 받아 든 종이 한 장. “수납 후 3번 창구에서 처방전 수령, 익일 재방문 시 보험 적용.” 분명 우리말인데, 우리말 같지가 않다. 돋보기를 고쳐 써도 단어 사이가 자꾸 미끄러진다. 젊은 직원에게 다시 묻자니 뒤에 선 사람들의 시선이 등에 닿는 것 같아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구비서류’, ‘기한 내 미제출 … 더 읽기

[자책하지마 2화] 키오스크가 무섭다면, 가기 전에 ‘예습’하고 가세요

겁이 나는 건, 못나서가 아니라 처음이라서다. 지난번 카페에서 키오스크와 한판 붙은 뒤로, 나는 작은 결심을 했다. 다음엔 당황하지 말자고. 그런데 막상 새 가게에 가면 화면 생김새가 다 다르다. 햄버거집, 분식집,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버튼 위치도 글자도 제각각이다. “아니, 왜 다들 다르게 만들어 놓은 거야.” 결국 또 식은땀. 예순다섯. 이제 와 새삼 깨닫는다. 나는 ‘몰라서’ 무서운 … 더 읽기

[자책하지마 1화] “이 나이에 무슨”… 그 말, 오늘부로 그만두기로 했다

키오스크 앞에서 나는, 또 작아졌다. 아메리카노 한 잔. 그게 뭐라고. 화면은 자꾸 “다음”을 누르라는데, 손가락은 허공에서 길을 잃는다. 뒤에 선 줄이 세 명, 네 명. 결국 알바생이 다가와 “제가 도와드릴게요” 한다. 그 친절이 오늘따라 더 부끄러워서, 나는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컵을 받아 도망치듯 나왔다. 올해 예순둘. 평생을 바쁘게만 살았다. 새벽같이 나가 일하고, 아이들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