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마 29화] 사십 년 친구와 멀어진 마음

오래된 친구일수록, 멀어질 때 더 시리다.

사십 년 친구와 사소한 말 한마디로 틀어졌다. 자존심에 먼저 연락도 못 하고, 그렇다고 잊히지도 않는다. 나이 들어 친구 하나 잃는 건, 세상 한구석이 어두워지는 일이다.

부모의 낡은 수첩 속 줄어든 이름들을, 자식은 무심히 지나쳤을 것이다.

그 마음도 화면에 적었다. “친구랑 틀어졌는데 먼저 연락하기가 어려워.” 화면은 내 자존심도, 친구 입장도 차분히 짚어줬다. 먼저 손 내미는 게 지는 게 아니라는 말도. 머리로는 끄덕였다.

그런데 적고 나니, 위로는 받았는데 정작 친구 목소리는 여전히 없었다. 화면이 채워준 자리와 비어 있는 자리가, 동시에 또렷해졌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멀어질 때 더 시리다 — 위로로도 끝내 메워지지 않는 자리가, 분명 있었다.

오늘의 한 줄 — 마음 정리가 어려울 땐 화면에 적어보되, 결국 그 사람에겐 사람이 가야 해요.

다음 화: 위로는 받았는데, 왜 더 허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