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마 26화] 각자의 ‘처음’을 자랑하던 날

작은 ‘처음’들이 모이면, 그게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모임 마지막 날, 우리는 각자의 ‘처음’을 자랑했다. 김 영감님의 첫 손주 앨범, 박 여사님의 첫 영상통화, 최 선생님의 첫 배달 주문. 별것 아닌 것들 앞에서 우리는 박수를 쳤다. 그 박수가, 어쩐지 오래 묵은 무언가를 풀어주는 것 같았다. 누구도 우리에게 박수쳐주지 않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서로에게 박수가 되어주고 있었다. … 더 읽기

[자책하지마 25화] 우리, 서로의 선생이 되다

혼자였다면 진작 포기했을 길을, 우리는 함께라서 걸었다. 모임은 어느새 달라져 있었다. 김 영감님은 사진 정리를 가장 잘하게 됐고, 박 여사님은 영상통화로 손주를 매일 봤고, 최 선생님은 모르는 단어를 제일 먼저 화면에 물었다. 각자 잘하는 게 생기니, 서로가 서로의 선생이 됐다. 가르치고 배우는 데 나이가 없다는 걸, 그 방에서 매주 확인했다. 나도 더는 혼자 다 안다는 … 더 읽기

[자책하지마 24화] 최 선생의 자존심 — “모른다”고 말하기까지

평생 가르치던 사람에게, ‘모른다’는 말은 절벽이었다. 최 선생님은 전직 교사다. 자존심이 셌다. 모르는 게 있어도 “알아요, 알아” 하며 넘기다, 결국 더 헤맸다. 묻지 못하는 그 마음을, 나는 또 알 것 같았다. 한때 부서에서 제일 빨랐던 내가, 묻는 게 그렇게 어려웠으니까. 한 시대를 책임졌던 부모가, 작은 화면 앞에서 입을 닫는 이유를. 어느 날 최 선생님이 조용히 … 더 읽기

[자책하지마 23화] 박 여사의 떨리는 손 — 겁이 많은 게 흉이 아니다

겁이 많은 건, 그만큼 소중한 게 많다는 뜻이다. 모임의 박 여사님은 늘 손이 떨렸다. 버튼 하나 누르기 전에 “이거 눌러도 돼요? 잘못되는 거 아니에요?”를 열 번은 물었다. 누군가는 답답해했지만, 나는 그 마음을 알았다. 한 번 잘못 눌러 큰일 났던 기억이, 사람을 그렇게 만든다. 조심스러운 부모의 손길이, 실은 잃을까 두려운 것들 때문이었음을. 나는 박 여사님께 말했다.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