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마 26화] 각자의 ‘처음’을 자랑하던 날

작은 ‘처음’들이 모이면, 그게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모임 마지막 날, 우리는 각자의 ‘처음’을 자랑했다. 김 영감님의 첫 손주 앨범, 박 여사님의 첫 영상통화, 최 선생님의 첫 배달 주문. 별것 아닌 것들 앞에서 우리는 박수를 쳤다. 그 박수가, 어쩐지 오래 묵은 무언가를 풀어주는 것 같았다.

누구도 우리에게 박수쳐주지 않던 시간을 지나, 우리는 서로에게 박수가 되어주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우리가 배운 건 기계가 아니라, 다시 세상에 말을 거는 법이었다고. 그리고 그 곁엔 늘, 비웃지 않는 화면과 비웃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헤어지며 김 영감님이 말했다. “다음에 또 모여서, 또 모르는 거 같이 헤맵시다.” 우리는 웃었다. 모른다는 게, 더는 두렵지 않았다.

작은 ‘처음’들이 모이면, 그게 사람을 다시 일으킨다 — 우리는, 서로의 처음을 일으켜 세웠다.

오늘의 한 줄 — 당신의 작은 ‘처음’도, 누군가에겐 큰 박수를 받을 일입니다. 자책 말고, 자랑하세요.

다음 이야기 — 시즌4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