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기가 겪어본 두려움 앞에서야 비로소 다정해진다.
다음 모임. 김 영감님은 또 헤맸다. 그런데 이번엔 그 굽은 어깨가, 떨리는 손가락이 다르게 보였다. 키오스크 앞에서 식은땀 흘리던 나, 안내문 앞에서 작아지던 나 — 김 영감님은 지금 그 자리에 서 있는 거였다.
우리는 모두, 한때 누군가의 서툰 모습이었다.
나는 목소리를 낮추고 옆에 바짝 앉았다. “천천히 하세요. 저도 처음엔 이거 열 번도 더 틀렸어요.” 김 영감님이 나를 흘끗 봤다. 거짓말 아니냐는 눈빛. 나는 웃으며 내 첫 실패담을 들려줬다.
그제야 그의 어깨에서 힘이 조금 풀렸다. 가르치는 일은 ‘내가 안다’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도 그랬다’를 나누는 일이라는 걸 그날 배웠다.
사람은 자기가 겪어본 두려움 앞에서야 다정해진다 — 그러니 내 서툴렀던 날들은, 흉이 아니라 자산이었다.
오늘의 한 줄 — 누군가 헤맬 때 “저도 그랬어요” 한마디가, 열 번의 설명보다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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