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막히자, 나는 더 낮은 문을 두드렸다.
처음엔 정식 대부업체였다. 금리가 높았지만 그땐 따질 여유가 없었다. 그다음엔 광고 문자가 왔다. “신용불량 가능, 당일 입금.” 그 문장이 그땐 구원처럼 보였다. 나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에게 통장과 신분증 사진을 보냈다.
돈은 정말 당일에 들어왔다. 그게 함정이었다. 며칠 뒤부터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분명 조금 빌렸는데 갚아도 갚아도 원금은 그대로였다. 나중에야 알았다. 그건 법으로 정해진 한도를 한참 넘은, 불법이었다는 걸.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적어 두고 싶다. 우리나라 법정 최고금리는 연 20%다. 그걸 넘는 이자는 갚을 의무가 없다. 무섭게 굴며 돈을 뜯어가는 그 전화들은, 사실 법 밖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불법 대출·불법 추심을 당하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국번 없이 1332)로 신고할 수 있다. 그땐 그걸 몰라서, 나는 그들이 시키는 대로 더 깊이 끌려 들어갔다.
전화벨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가 뜨면 심장이 먼저 떨어졌다. 그들은 회사로도, 가족에게도 연락하겠다고 했다. 나는 매일 협박 속에서 잠들었다. 방의 반쪽짜리 형광등 아래, 나는 점점 더 작아졌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이 목적이며, 금리·제도·연락처는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실제 상황에선 공식 기관에 꼭 확인하세요.)
오늘의 한 줄. 급할수록, 가장 낮은 문이 가장 비싸요. 그리고 법은, 생각보다 당신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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