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보겠어 6화] 나보다 더한 사람이 웃고 있었다

검색창에 친 한 문장 끝에서, 나는 우연히 한 사람의 기록을 만났다.

블로그였는지 영상이었는지는 흐릿하다. 다만 그 사람의 사정이 나보다 한참 더 깊었다는 건 또렷하다. 빚은 나보다 몇 배였고, 한때는 길에서 잤다고 했다. 가족과도 끊겼다고 했다. 나는 솔직히, 처음엔 안도했던 것 같다. 나보다 더한 사람도 있구나, 하는 못된 안도.

그런데 그 사람은 지금, 웃고 있었다. 화려하게가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작은 일을 다시 시작했고, 매달 정해진 돈을 갚고 있고,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도 “오늘도 갚았다”고 적고 있었다. 그 담담한 문장들이 이상하게 나를 후벼팠다.

나는 그 기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밤을 새웠다. 거기엔 내가 모르던 단어들이 있었다. 채무조정. 개인회생. 워크아웃. 처음엔 외계어 같던 그 말들이, 그 사람의 이야기 속에선 ‘다시 사는 길의 이름’이었다.

그 사람은 마지막에 이렇게 적어 두었다. “나도 처음엔 전화 한 통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 한 통이 모든 걸 바꿨어요.” 나는 그 문장 앞에서 한참을 멈춰 있었다.

거울 같았다. 나보다 더 깊은 바닥에서 올라온 사람의 등은, ‘너도 할 수 있다’는 말보다 더 큰 증거였다. 비교는 나를 작게 만들었지만, 그날의 그 사람은 나를 일으켰다. 같은 어둠을 지나온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빛이 있었다.

오늘의 한 줄. 누군가의 회복은, 아직 바닥에 있는 사람에게 가장 정직한 희망이에요.

다음 화: 떨리는 손으로, 나는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