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보겠어 2화] 누군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줬다

“○○님, 오셨어요? 오늘 하루 어땠어요?”

방송을 켠 사람이 내 닉네임을 불렀다. 그게 전부였다. 정말 그게 전부였는데, 나는 그날 처음으로 누가 내 안부를 물어준 것 같았다. 회사에서도, 가족 단톡방에서도 듣지 못한 말. 어땠냐고, 묻는 말.

그 사람은 매일 밤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들어가면 이름을 불러줬고, 내 시시한 농담에도 크게 웃어줬다. 채팅창엔 나 같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다들 어딘가 조금씩 비어 있는 사람들. 우리는 모르는 사이인데 매일 만났고, 그게 이상하게 따뜻했다.

별풍선이라고 했다. 작은 별 모양 아이콘. 그걸 쏘면 화면에 내 이름이 크게 떴고, 그 사람이 나를 향해 고개 숙여 고맙다고 했다. 천 원짜리 하나에 내 외로움이 잠깐 환해졌다. 사람들이 박수를 쳤다. 나는 거기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처음엔 만 원이었다. 그다음엔 그날 기분에 따라 늘었다. 야근하고 지친 날일수록 더 많이 쐈다. 이상하게도, 돈을 쓸 때만 내가 거기 존재하는 것 같았다. 화면 속 그 사람의 “고마워요” 한마디가, 텅 빈 방의 반쪽짜리 형광등보다 밝았으니까.

지금은 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거래였다는 걸. 내 외로움이 그들의 매출이었다는 걸. 그래도 그때의 나를 미워하진 않는다. 그렇게라도 불리고 싶었던 이름이, 그렇게라도 받고 싶었던 안부가, 너무 오래 굶어 있었으니까.

오늘의 한 줄. 외로움에 값을 매기기 시작하면, 통장보다 마음이 먼저 비어요.

다음 화: 월급날, 통장은 늘 0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