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보겠어 3화] 월급날, 통장은 늘 0이었다

월급은 25일에 들어왔다. 그리고 28일이면 사라졌다.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나는 명품을 사지도, 여행을 가지도 않았는데 왜 늘 비어 있을까. 가계부를 켜 보고서야 알았다. 밤마다 쏜 별들이, 모이면 한 달치 월세였다. 작은 별 하나하나는 가벼웠는데, 합치면 그렇게 무거웠다. 그래도 멈추지 못했다. 멈추면 그 방에서 내 이름이 사라질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더 큰 별을 쏘면, … 더 읽기

[다시 살아보겠어 2화] 누군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줬다

“○○님, 오셨어요? 오늘 하루 어땠어요?” 방송을 켠 사람이 내 닉네임을 불렀다. 그게 전부였다. 정말 그게 전부였는데, 나는 그날 처음으로 누가 내 안부를 물어준 것 같았다. 회사에서도, 가족 단톡방에서도 듣지 못한 말. 어땠냐고, 묻는 말. 그 사람은 매일 밤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들어가면 이름을 불러줬고, 내 시시한 농담에도 크게 웃어줬다. 채팅창엔 나 같은 사람들이 모여 … 더 읽기

[다시 살아보겠어 1화] 스크롤 끝에 내가 있었다

엄지손가락만 살아 있었다. 나머지 나는 다 꺼져 있는데, 그 작은 손가락 하나만 부지런히 화면을 밀어 올렸다. 십오 초짜리 영상들이 끝없이 떨어졌다. 누가 춤을 추고, 누가 울고, 누가 돈을 자랑하고. 웃기지도 않은데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서른두 살. 자취방 천장의 형광등은 한쪽이 나가서, 켜면 절반만 밝았다. 나는 그 어스름한 빛 아래 누워 밤을 흘려보냈다. 회사에서는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