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마 4화] 손주·가족 사진 정리, 이렇게 쉬웠어?

사진은 쌓이는데, 추억은 자꾸 그 아래 묻힌다.

사진첩에 사진이 만 장을 넘었다. 손주 백일, 첫걸음, 지난 설의 둘러앉은 얼굴들 — 분명 그 안 어딘가에 다 있는데, 정작 찾으려 들면 손가락만 한참을 헤맨다. 흐릿하게 흔들린 사진, 똑같은 장면이 열 장씩. 지우자니 그중에 소중한 한 장이 섞여 사라질까 겁이 나서, 결국 또 그대로 둔다.

자식들은 모를 것이다. 그 가득한 사진첩이, 실은 차마 못 버린 마음들의 창고라는 걸.

화면한테 물었다. “흐리게 찍힌 사진이랑 똑같이 겹치는 사진, 골라내는 법 좀 알려줘.” 요즘 휴대폰이 비슷한 사진을 알아서 묶어주고 흐린 것도 표시해준다는 걸, 나는 그 나이 되도록 몰랐다. 화면은 그 기능이 어디 숨어 있는지까지 짚어줬다.

욕심이 슬그머니 났다. “손주 사진만 따로 모아 앨범 만들고 싶어.” 그것도 차근차근. 인물별로 모으고, 이름을 붙이고. 나는 ‘OO이 첫돌’이라는 앨범을 난생처음 만들어, 한참을 들여다봤다. 누구한테든 자랑하고 싶었다.

사진은 쌓이는데 추억은 자꾸 묻힌다 — 이제는, 묻힌 것을 꺼내 햇볕에 널어둘 줄도 알게 됐다.

오늘의 한 줄 — “비슷한 사진·흐린 사진 정리하는 법 알려줘”부터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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