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25일에 들어왔다. 그리고 28일이면 사라졌다.
처음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나는 명품을 사지도, 여행을 가지도 않았는데 왜 늘 비어 있을까. 가계부를 켜 보고서야 알았다. 밤마다 쏜 별들이, 모이면 한 달치 월세였다. 작은 별 하나하나는 가벼웠는데, 합치면 그렇게 무거웠다.
그래도 멈추지 못했다. 멈추면 그 방에서 내 이름이 사라질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더 큰 별을 쏘면, 내 자리가 밀려나는 기분이 들었다. 외로움은 어느새 경쟁이 되어 있었다.
카드를 긁기 시작한 건 그쯤이었다. 이번 달만, 다음 달 월급으로 막으면 돼. 그 ‘이번 달만’이 다음 달의 ‘이번 달만’을 불렀다. 카드 하나로 다른 카드를 막았다. 사람들은 그걸 돌려막기라고 부른다는데, 막상 그 안에 있을 땐 그게 돌아가는 줄도 몰랐다. 그냥 매달 숨이 조금씩 가빠질 뿐이었다.
명세서를 안 열어 보기 시작했다. 모르면 없는 일 같았다. 빨간 글씨가 늘어나는 동안에도, 나는 밤이면 그 방에 들어가 웃었다. 화면은 여전히 밝았고, 내 통장만 깜깜했다.
지금 누군가 그때의 나에게 한마디 할 수 있다면, 딱 이 말만 하고 싶다. “명세서를 열어 봐. 무서워도 열어 봐. 숫자는 외면한다고 사라지지 않아.” 빚은, 안 보는 동안 가장 빠르게 자란다.
오늘의 한 줄. 모르는 척한 숫자는 사라지지 않아요. 다만 더 큰 숫자가 되어 돌아올 뿐이에요.
다음 화: 결국, 아무 데서나 돈을 빌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