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만 살아 있었다. 나머지 나는 다 꺼져 있는데, 그 작은 손가락 하나만 부지런히 화면을 밀어 올렸다. 십오 초짜리 영상들이 끝없이 떨어졌다. 누가 춤을 추고, 누가 울고, 누가 돈을 자랑하고. 웃기지도 않은데 입꼬리가 자동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했다.
서른두 살. 자취방 천장의 형광등은 한쪽이 나가서, 켜면 절반만 밝았다. 나는 그 어스름한 빛 아래 누워 밤을 흘려보냈다.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누구와도 길게 말하지 않았고, 집에 오면 그 침묵이 더 커졌다. 외로움이라는 말은 너무 컸다. 그냥, 아무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는 하루가 매일 반복됐을 뿐이다.
처음엔 잠이 안 와서였다. 영상 하나만 보고 자자, 했는데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새벽 세 시가 됐다. 다음 날 출근길엔 머리가 멍했고, 점심시간엔 또 화면을 들여다봤다. 빈 곳을 그 작고 빠른 빛으로 메우는 게, 그땐 사는 것 같았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화면의 빛은 따뜻한 척하는 차가운 빛이었다. 방을 밝히지도, 나를 데우지도 못하면서 눈만 시리게 했다. 그런데도 나는 매일 그 앞에 누워 있었다. 끄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그날도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외로우면 여기로 오세요. 우리가 가족이에요.” 나는 그 말에 잠깐 멈칫했다. 가족. 그 단어가 그렇게 헐값으로 굴러다니는 줄도 모르고, 나는 손가락을 들어 그 방을 눌렀다.
오늘의 한 줄. 외로움은 죄가 아니에요. 다만 그 외로움을 어디에 두느냐가 다음 이야기를 바꿔요.
다음 화: 누군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줬다.